
1. 침묵의 문화가 이민자에게 주는 첫 번째 문화 충격이민자에게 가장 먼저 다가오는 낯선 감각은 언어적 차이보다 비언어적 소통의 공백이다. 한국 사회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침묵의 문화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축으로 작용한다. 말보다는 표정, 눈빛, 그리고 맥락 속의 암묵적 동의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고 이해하는 문화 속에서, 막 이민 온 사람들은 당혹스러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예컨대, 한국에 이주한 한 동남아 출신 이민자가 회식 자리에서 직장 상사의 농담에 반응하지 않고 조용히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을 때, 그는 무례하거나 관심이 없다는 인상을 줬다고 한다. 그가 침묵한 이유는 말이 서툴러서가 아니라, 자신의 문화에서는 웃음이 호의의 표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침묵이 무언의 반대 의사 혹..